작성자 조다윗 선교사
작성일 2011-11-08 15: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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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스마엘(단행본으로 발행될 소설의 예고 축약본입니다.)

Chapter 1.

왕비

이집트의 왕이 여종을 부르는 일은 지극히 이례적인 사안이었다. 하갈은 자신의 쿵쾅이는 심장 소리와 얼굴의 홍조가 앞서 가고 있는 시종장에게 들키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내시들을 보낸 것이 아니라 궁에 내시종을 총괄하는 시종장이 나섰다는 것은 왕이 직접 명령했다는 뜻이었다. 시종장이 직접 궁 안에 여인들을 찾아오는 것은 단 한가지 이유 밖에는 없었다. 오늘밤 누군가 간택될 것이다!

‘왕께서 눈여겨 나를 보신 적이 있던가’

하갈은 한 번 연회에서 술취한 왕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왕비가 살아 생전이었을 때였다. 만약 보좌 옆에 앉았던 왕비가 흘겨보는 시선을 눈치챘더라면 하갈은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때가 하갈의 나이 열 일곱 무렵이었다. 왕의 옆자리. 궁내의 모든 여인이 얼마나 흠모하는 자리인가. 괜한 오해와 투기로도 죽음을 면키 어려운 것이 궁 안 여인들의 빈번한 일상이었다.
사실 그 때 하갈이 여종의 신분으로도 열 일곱의 설레이는 마음 감출 수 없을 때 왕의 얼굴을 보고자 시종 규칙을 어긴 것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하갈은 그저 왕비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자 한 것 뿐이었다. 그 때 갑자기 왕의 적잖이 취한 시선을 느꼈다. 찰나였지만 자신은 두려움을 무릅쓰고 시선을 좀 더 먼 곳을 향하는 듯 돌렸고 이내 왕의 시선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왕이 부르지 않는 한, 하갈 같은 여종이 왕과 눈을 마주치는 것은 규칙대로면 죽음이 내려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왕의 얼굴은 뜻밖에 취한 채 실없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권력의 정점에서 냉혹함을 도리어 범접할 수 없는 위엄으로 드러내고자 창백한 화장을 해온 왕의 얼굴이 웃음지을 수 있다니 하갈은 꿈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죽음은 내려지지 않았다! 그저 왕은 여종의 금기를 어긴 하갈을 보고 웃음으로 넘겼다. 그 후 하갈은 몇 날 며칠 왕의 그 얼굴을 그렸다. 한 때 철없는 나이로도 왕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보이는 여종들을 한심하다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왕의 우연한 웃음에 괜한 설레임을 갖게 되는 것을 하갈도 어쩔 수 없었다.
사실 왕궁에서 왕비조차도 왕의 웃음을 보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 왕과 왕비의 결혼은 정략적이었고 형식적인 관계 뿐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나마도 왕비가 잦은 질병에 시달리면서 왕은 치병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왕비의 처소에 발길을 끊은 지 오래였다. 그런 왕이 하물며 권력을 다투는 대신들에게 여유로운 웃음을 보일리 없었다.
하갈은 왕의 웃음에 괜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궁 안에서 왕의 웃음을 본 것이 자신이 거의 유일할 것이라는 흥분된 짐작은 어느새 하갈의 삶의 유일한 위안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삼년이 흐르고 왕비는 결국 와병 끝에 죽음을 맞이했다. 궁 안에는 죽음의 바람이 한 차례 지나갔다. 왕비의 수종을 들던 모든 여종들은 왕비와 함께 묻혔다.
왕비는 권력의 정점에서 모든 것을 갖고도 왕의 사랑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영원을 기리는 미라로 남았다. 왕비가 영원을 기리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기는 했을까? 하갈은 가끔 그런 질문을 하면서도 영원히 왕비의 부장품으로 묻힌 동료 종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왕비의 삶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릴적 함께 궁으로 팔려 왔던 님사라는 아이가 있었다. 같이 흘러들어 왔다는 이유만으로도 둘은 친구가 되었다. 님사는 바로 왕비의 처소에 배치되었다. 한동안 님사는 왕비의 상에서 나오는 입에 대지 않은 음식이며, 쓰다 싫증나 버린 귀고리며 코고리 등을 어떻게 몰래 훔쳐왔는지 하갈에게 자랑하곤 하였다. 시샘이 난 하갈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님사에게 얘기했다.

“남들 보는데서 끼워 쓸 수도 없는 왕비 물건이나 주워 오다가 왕비하고 같이 묻히는 게지”

님사는 아무렇지 않게 당돌하게 대꾸했다.

“어차피 춥고 배고픈 종으로 살 바에야 차라리 그게 낫지”

그런 님사가 왕비가 죽던 날 혼이 반 쯤 나가서 하갈에게 왔다.

“우리 도망치자, 나 도망쳐야 해”

하갈이 님사에게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군병들이 들이닥쳤다. 군병은 두말없이 님사를 끌고 나갔다. 군병들이 님사의 얼굴을 구분하거나 노예 대장을 들쳐볼 필요도 없었다. 님사가 팔려오면서 손등에 찍힌 왕비의 부장 낙인이 아직 선명했기 때문이었다.
그 전에 님사는 항상 낙천적이었다. 님사는 부장인을 흉으로 보기 보다는 그냥 장식 정도로 여겼다. 통상 노예인이 흉부에 찍히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부장 노예만은 달랐다. 고위 계급을 위해 영원한 세계로 들어가는 물품인 만큼 주인의 살아 생전에도 주인과 주인의 상위 계층 외에는 누구도 함부로 다룰 수 없도록 보이는 손등 위에 주인의 낙인을 찍었다.
이집트의 영원한 세계에 흠결이 있거나 상함이 있는 것은 들어올 수 없었다. 그것은 세계의 영원한 패권을 장악했다고 믿는 이집트에서 영원하고 완벽한 세계의 질서를 깨는 부조화로 믿어졌다. 그러나 주인의 이름이 새겨진 부장낙인만은 상처나 흠결로 간주되지 않았다. 오히려 주인의 이름은 영원히 영광스러운 것이 되어야 했기에 부장 낙인은 영원한 세계에 영원히 거할 주인과 노예를 이어주는 끈이라 믿어졌다. 그것은 하찮고 열등한 노예가 영원한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 일컬어졌다. 그래서 부장 노예들에게 일면 부장인이 흉물스럽기도 했지만 권세가 높은 주인의 낙인일 수록 누구도 자신을 함부로 다룰 수 없는 위세가 되기도 했다. 아무리 잘못하는 일이 있어도 주인의 허락이 아니고서는 부장인을 가진 노예를 다른 권속이 함부로 대해 상하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왕비의 나이라 봐야 우리보다 너덧 많은 정도잖아, 나보다 오래 살라지 뭐”

님사는 선심쓰듯 말할 만큼 당찼다. 님사는 도리어 사후 세계까지 영원한 노예임을 나타내는 표식인 부장인조차 마치 완장처럼 여겼다.

“왕비의 부장인은 아무나 갖는게 아니라고”

님사는 누군가 자신을 벌하거나 해코지 하려면 왕비의 허락부터 받아야한다고 으스댔다. 목숨 값이니 그 정도는 위세를 부려도 좋다면서 하갈을 웃기던 님사였다. 그러나 그런 님사의 능청스런 재기발랄함도 죽음의 공포로 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왕비의 죽음이 너무 갑작스럽게 이른 시기에 찾아온 것이었다. 와병하는 일이 잦은 왕비였지만 그렇게 허망하게 일찍 죽게 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니 부장인을 받은 노예 중 누구도 궁 밖으로 도망친 자들은 없었다. 경황없는 왕비의 죽음 앞에 경황 없이 생매장을 당하기 위해 끌러가던 사람들. 그중에 님사가 있었다.

‘살려줘, 나 죽기 싫어’

그때의 님사의 잊혀지지 않는 마지막 목소리가 하갈의 귓가에 찢어지듯 울렸다.
그러나 곧 하갈의 머리 속에 왕의 술취한 웃음이 다시 떠올랐다. 노예에서 벗어나는 길은
죽음 뿐이었다. 아니 이집트에서 노예는 죽어서도 노예였다. 말도 안되는 일처럼 여겨지겠지만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는 궁 안 노예 생활에서 탈출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왕의 간택을 입는 방법 뿐이었다.
물론 하갈도 그것이 기대하기엔 터무니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시종장이 하갈을 데려가는 것은 엄연히 왕의 어명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왕의 웃음을 본 사람은 세상에서 아무도 없을 거라고 회자되었다. 죽은 왕비조차도 본 적이 없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하갈은 보았다. 그리고 왕이 하갈을 부르고 있었다.
지난날 하갈은 의미 없는 웃음이라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왕이 자신을 눈여겨 본 것은 아닐까, 혹 어느날 자신을 호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에 나래를 펼쳐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었다. 그리고 하갈의 상상은 주제 넘게도 왕비 자리가 비어 있는 것까지 미쳤다. 불경스럽다고 고개를 저으면서도 하갈은 갈망했다.
하갈은 노예답지 않게 기품 있는 미모를 지녔다. 때론 하갈이 궁에 출입하는 권신들의 눈에 들어 몰래 하갈을 궁 밖으로 빼돌리려는 시도도 있었다. 왕의 노예를 권신들이 넘본다는 것이야 지엄한 왕의 위엄에 도전하는 것이고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지만 인간의 욕망은 때론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큰 끈질긴 것이었다. 하갈의 외모는 하갈에게 노예라는 자기 인식을 뛰어 넘는 계기를 가져다줬다. 기회만 있다면 권신들과도 첩실일진정 어울려 살 수 있는 일이었다.
그것은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목숨을 걸어야하는 도박같은 또 다른 탈출구였다. 왕의 간택은 합법적이고 안전을 보장하지만 권신의 욕망에 휘둘려 궁박으로 빼돌려지는 일은 국법을 어겨 노심초사해야하는 불완전한 자유였다. 그러나 그것도 아무 여자 노예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아니였다. 권력자들의 느글거리는 욕망 속에서 어느새 하갈은 노예라는 인식의 속박에서 스스로를 풀어주려하고 있었다. 하갈도 욕망하기 시작했다. 욕망은 노예에겐 위험 천만한 단어였다.


(중략)----------------------

어느새 하갈이 도착한 곳은 왕의 침전도, 왕의 보좌 앞도 아니었다. 그곳은 별궁이었다. 이곳은 이방인이 궁에 출입하여 부득이하게 숙식을 하게 될 때 머무는 곳이었다. 왕에게 진상을 위해 여러 나라에서 공물을 바치는 때가 아니고는 사람의 출입이 없어 적막한 곳이었다. 그러나 하갈이 당도할 즈음 세계 최고의 권력인 이집트의 왕의 권세를 칭송하고 아부하는 소리도 아닌 비명이 별궁을 울리고 있었다.

“악!”

비명을 빼고는 이집트인들이 알아들기 어려운 말들이었다. 그것은 이집트말이 아니었다.  통역관에게 시종장이 물었다.

“아직도 여전한가?”

“예, 여전히 왕의 침전에 들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통역관의 말이 하갈의 머리에 날카로운 칼날처럼 박혔다.

‘뭐라고! 왕의 침전에 들기를 거부한다고?’

하마터면 하갈의 뇌리 속 칼날같은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올 뻔 했다. 하갈은 가까스로 입을 손으로 가리며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혼미해지는 정신을 수습하고 있었다. 

‘다른 여종이 왕에게 간택 되었나? 그럼 내가 왜 이곳에? 왕에게 공물이 오는 달도 지났는데 통역관은 또 왜 이곳에 있지?’

하갈은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한 정신에도 재빨리 상황 판단을 해보려 애썼다. 창문 건너 넌지시 보이는 방안은 아수라장이었다. 도둑이 들어 각종 패물을 뒤진 듯 여기저기 보석함과 여인들의 보화 장식물들이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채 어지럽혀져 있었다. 도둑이 들었더라면 한눈에 보기에도 귀한 보석들을 바닥에 내팽게 친 채 그냥 두고 도망칠리 없었다.

“이집트 왕에게 간택되고 저렇게 난폭한 여자는 처음일 겁니다.”

통역관이 질렸다는 듯 함부로 뇌까렸다.

“그래서 대왕께 자네의 목숨이라도 내어 놓겠다는 것인가?”

시종장이 내시종의 천여명의 관리를 호령하는 위엄 서린 눈빛으로 말했다. 시종장의 위엄서린 목소리에 통역관은 시종장 앞에 자신의 앞뒤 없이 풀어진 처신을 깨달았다.

“죄송합니다. 여자가 아무리 설득해도 억지로 옭아매 온 들짐승처럼 구는지라...”

궁 안팎에 이골이 난 시종장이 통역관의 경솔한 언행을 꾸짖었다.

“어허 왕비가 될지도 모르는 여인이야. 짐승이라니? 정말로 나중에 큰 사단을 치루고 싶어서 그래?”

'왕비!!!'

하갈은 왕비가 될지도 모르는 여인이라는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시종장님, 제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하갈은 떨리는 입술로 물었다. 간택이 아니거늘 시종장이 직접 하갈을 데리려 온 이유가 무엇인지 하갈은 알고 싶었다. 평소 같으면 명령이 있기 전에 먼저 묻는 여종의 태도에 책망할 시종장이지만 그도 다급했다. 다솔 경솔해 보이는 하갈의 질문을 모르는 체 하며 하갈에게 짐짓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니가 비천한 출신답지 않은 기품이 서렸다고 들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대왕께서 여인에게 관심을 가지셨다. 진실로 몇 년 만인지 모르겠구나."

'수종 노예!'
 
하갈은 비로소 자신을 데려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하갈 자신이 간택된 것이 아님을 눈치챘을 때 이미 불길한 짐작이 스쳤지만 진실로 간택된 여인의 수종 노예로 자신을 부른 것일 줄이야... 하갈은 몸서리쳤다. 귀족의 여식이라면 부리던 몸종을 데려올 일이었다. 섬길 대상이 노예 출신이라면, 어제까지 동료였던 여자 아이에게 졸지에 하갈이 수종 노예로 떨어지는 셈이었다. 어느 경우에도 하갈에게 납득되거나 수긍되기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하갈은 입술을 깨물다말고 다시 말을 이어가는 시종장에게 자신의 혼란을 들키지 않으려 애썼다.

(중략)---------------------------------------------------------------

"싫어"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하갈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하마터라면 쓰러질 뻔 하였다. 이제 원하건 원치 않건 하갈의 주인이 된 사라가 던진 보석함이 하갈의 이마를 때렸다. 하갈의 이마에서 피가 솟았다.
하갈의 비명을 듣고 시종장과 통역 관리가 들어왔다. 시종장이 피가 흐르는 하갈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급히 사라의 안녕을 살폈다. 고통의 비명이 사라의 것으로 착각한 것이었다.
하갈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비로소 자신이 그저 노예일 뿐임을 절감했다. 평생의 소원이 깨져 아픈 가슴에 비하면 깨진 이마의 통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비로소 사태가 파악된 시종장은 통역 관리를 의지하여 사라에게 물었다.

"쓰실 물품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사라는 묵묵부답이었다. 시종장은 알 수 없다는 듯 다시 말했다.

"물품은 다시 최상의 것으로 올리지요. 이미 왕중의 왕 이집트 대왕께 간택을 받으신 몸입니다. 필요하신 것은 무엇이든 올릴 것이나 자신을 부디 소중히 여기십시오."

사라가 무거운 입을 떼었다.

"부탁이 있습니다."

시종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라에게서 대답을 듣는 일이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무엇입니까? 말씀만하시지요."

"가족을 보았으면 합니다. 가장인 오라비를 불러주세요."

시종장이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이집트의 혼인에는 절차가 있습니다. 대왕과 침실을 같이 하시기 전에는 친정 식구들을 보시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오라비라 하더라도 남자는 내시를 빼고는 만나실 수 없습니다."

요청이 허락되지 않자 다시 사라는 침묵했다. 또 사라가 오랜 침묵으로 빠져 들어봐야 시종장에게 좋을 것이 없었다. 사라에게 궁에 의례는 고사하고 당장 대왕을 면대할 때 예의범절이며 결혼식 절차도 가르쳐진 게 없었다. 침묵의 자리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시종장은 사라를 격동시키는 편이 났다고 생각했다.

"혹 정인이 계신 것이 아닙니까?"

"!"

"결혼을 의논하실 마음이시면 가족 중에 여인들과 의논하시는 편이 났지 않겠습니까? 지참금을 더할 수 없이 많이 받아간 오라비의 표정도 썩 밝지 못했습니다. 세상 권세를 다 가진 대왕이십니다. 그런 이집트 대왕의 손 위 처남이 될 사람의 얼굴이라고는 누구라도 믿어지지 않을 표정이었습니다. 사촌 오라버니라 하셨지요? 가나안에도 사촌끼리 정분을 나누고 결혼을 약속하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지요?"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나를 모욕하겠다는 겁니까?"
사라가 격양된 어조로 말했다.


* ‘이스마엘’ 중에서

*위 내용은 단행본으로 발행될 소설의 예고 축약본으로 저자의 허락없는 도용 및 복제는 불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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